원자재 가격 폭등에 영업이익률 반토막…한계 몰린 中企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를 봤을 때 납품단가를 조정하지 않으면 많은 중소기업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한 시멘트 생산기업 대표의 푸념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은 계속되고 있는데 납품단가는 그대로여서 수익성 악화가 심화됐다.
글로벌 경기 불안에 따른 물가 상승이 심화되고 있어 상황이 장기화되면 많은 중소기업들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근거는 있다. 20일 중소기업중앙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21년의 원재료 가격은 평균 47.6%가 상승했다. 반면 납품단가 상승률은 10.2%에 그쳤다. 이 조사는 중소제조기업 209개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기간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7.0%에서 4.7%로 감소했다.
이미 영업이익률이 반토막 났는데 올해 들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와 물가 상승까지 겹치며 원자재 가격 부담이 더 커졌다.
이를 감안하면 자잿값 부담에 적자로 내몰린 중소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연탄 가격이 폭등하며 시멘트 생산 업체 일부는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연탄은 시멘트의 주 원자재 중 하나다.
중소 납품기업들이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이 논의되는데 한숨을 돌리고 있는 배경이다.
중소기업들에게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이 중요한 이유는 소비재 생산기업들과 다른 사업구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은 주로 원청에 가공된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하는 방식의 사업을 영위한다. 소비재 생산기업들은 판매가격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으나 납품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보통 원청 기업과 1∼2년 기간의 납품계약을 맺는데 이 기간에 원자재 가격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으로 오르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서도 지난해 대비 국제 원자재 가격이 7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급등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기초체력이 받쳐주는 대기업은 유동성을 확장하고 원자재 비축량을 늘려 위기를 버틸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이같은 사태를 장기간 버텨낼 체력이 없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인상폭이 일정 수준을 벗어나면 기존 계약금액에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해 왔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납품단가 현실화”라며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는 산업허리인 중소기업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점에서 빠른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하반기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운영을 공식화 했다. 정치권도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 법제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출처 : https://www.news1.kr/articles/?4714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