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에 스타트업도 불똥…러시아 IoT 시장 진출 차질
#IoT(사물인터넷) 기반 헬스케어 장비를 만드는 스타트업 A사는 올해 러시아 진출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해 6월 러시아 국가기관과 함께 실증사업(PoC)을 진행하기로 확정했지만 예기치 못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면서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것은 아니어서 손실이 발생한 것은 없지만 B사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 진출을 목표로 해온 스타트업 업계에도 불똥이 튀는 모습이다. 아직까지 사업중단 등 직접적 피해가 접수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를 시작으로 중앙아시아 등 신북방 국가에 진출하려는 계획들이 잇달아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국내 스타트업의 주력 진출국은 아니지만 사업확장 시도가 꾸준히 이어져오던 국가다. 특히 러시아 정부가 ICT분야 육성을 집중 지원하고 있어 국내 ICT 스타트업의 진출이 유망하다고 평가받았다. 최근에는 얀덱스, 텔레그램 등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까지 탄생하면서 스타트업에게 우호적인 시장환경도 조성되는 분위기였다.
이에 국내 스타트업 업계의 진출 시도도 이어졌다. 중기부와 창진원 등도 2019년부터 ‘한-러 혁신플랫폼’ 사업을 통해 3년간 14개 스타트업의 러시아 진출을 지원했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열린 ‘스타트업 빌리지’를 통해서는 국내 스타트업 35개사가 온라인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스타트업의 러시아 진출 계획은 잠정적으로 모두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창진원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우 스타트업들이 현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공영 기업과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한다”며 “한-러 관계가 악화되면서 국·공영 기업과의 사업제휴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14일까지 전국 60여개 피해접수센터에 접수된 중소기업 피해사례는 192건이다. 대부분 수출감소, 결제대금 미지급 등 직접 피해사례다. 업계관계자는 “ICT 기반 벤처·스타트업이 러시아에 진출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직접 피해를 입은 곳은 없지만 사업진출 차질 등 신고하지 못한 간접피해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시설관리 시스템을 개발한 스타트업 B사 관계자도 “올해 러시아 진출을 목표로 사업파트너와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사업 기회를 놓쳤다”며 “직접 피해는 아니어서 정부에 신고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업계는 당분간 러시아 등 신북방 국가 진출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러혁신센터 관계자는 “러시아는 소프트웨어 등 분야 기술력이 뛰어나 벤처·스타트업에 다양한 협력 기회가 있다”며 “우크라 사태로 앞으로 민간사업자들의 러시아 등 신북방 진출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31415465150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