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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핵심 인력만 쏙 빼가도 M&A…공정위, 신고 사각지대 메운다

작성자
zetaplan
작성일
2026-09-14 22:37
조회
27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확산된 이른바 인력확보형 거래가 심사망을 빠져나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
회사를 인수하지 않고 핵심 인력만 통째로 데려가 사실상 사업을 넘겨받는 거래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으로 고시에 명문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기업결합의 신고요령 고시 개정안을 마련해 9월 9일부터 30일까지 약 20일간 행정예고


인력확보형 거래(acqui-hire)는 전형적인 영업양수 계약을 맺는 대신 인력 이전과 관련된 협력 계약 등을 체결해 영업양수와 동일한 효과를 내는 거래를 말한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스타트업의 핵심 인력을 조직적으로 영입하는 대규모 거래를 잇달아 진행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공정위는 이런 거래가 공정거래법이 정한 기업결합 유형인 영업양수의 한 형태인 만큼 결합 당사회사들이 신고 대상임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사람도 '영업'에 포함…"이전받아 같은 사업 하면 주요부분 양수"

개정안은 먼저 영업의 정의를 손봤다. 현행 고시는 영업을 회사의 사업목적을 위해 조직화되고 유기적 일체로서 기능하는 재산권의 집합으로 규정하면서 판매권과 특허권·상표권 등 무체재산권을 예시로 들고 있다. 개정안은 여기에 조직화된 인력과 그 인력이 보유한 기술 또는 지식이 결합돼 사업활동의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경우 해당 인력을 포함한다는 항을 신설했다. 신산업 분야에서는 사람 자체가 영업의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못 박은 것이다. 신고 여부를 가르는 주요부분 요건도 조정했다. 현행 규정은 양수·임차 부분이 독립된 사업단위로 영위될 수 있거나 양도회사 매출의 상당한 감소를 초래하는 경우를 주요부분으로 봤다. 개정안은 여기에 양수·임차 이후 양수회사가 양도회사가 하던 것과 같은 사업활동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경우를 추가했다. 인력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인수 측이 원래 사업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면 주요부분을 양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양수금액이 양도회사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 재무상태표상 자산총액의 100분의 10 이상이거나 10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금액 요건이 함께 충족돼야 신고 대상이 된다.

쪼개진 계약 대금도 합산…사업 중단 시점이 '이행행위'

양수금액 산정 기준과 이행행위 해석 기준도 정비됐다. 기존 규정은 하나의 포괄적인 영업양수 계약에 따른 대금 지급을 전제로 설계돼 있어 핵심 인력에 대한 경업금지 약정 해제와 기술 협력 등 여러 명목으로 계약이 분산되는 인력확보형 거래에는 곧바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개정안은 조직화된 인력 거래의 경우 그 대가로 양도회사에 지급하는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명목에 관계없이 양수금액에 포함하도록 했다. 이전 인력 관련 권리 포기에 대한 대가, 영업활동에 필요한 지식재산권 라이선스 대가 등이 예시로 명시됐다. 계약을 쪼개 개별 금액을 신고 기준 아래로 낮추는 방식이 통하지 않게 되는 셈이다. 이행행위 기준에는 조직화된 인력의 경우 양도회사가 영위하던 사업을 중단한 때를 포함시켰다. 사전신고 대상 기업결합은 공정위 심사가 끝나기 전 이행행위를 할 수 없는데 인력 이전형 거래에서는 그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영국은 '기업결합' 인정, 독일은 관할 없어 무산…EU는 판결에 발목

인력확보형 거래를 둘러싼 논쟁은 해외에서 먼저 불붙었다. 대표 사례는 2024년 3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스타트업 인플렉션AI의 공동창업자 무스타파 술레이만과 카렌 시모니안을 포함해 사실상 전 직원을 영입한 거래다. MS는 인플렉션의 지식재산권을 비독점으로 사용하는 라이선스 계약 등을 함께 맺었지만 지분은 한 주도 사지 않았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2024년 9월 4일 이 거래가 자국 기업결합 규제의 관할에 속하는 기업결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파운데이션 모델과 챗봇 사업에서는 개발을 담당하는 인력 자체가 사업의 핵심이므로 다른 자산이 넘어가지 않더라도 관련 노하우를 가진 팀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기업결합 심사 관할이 미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다만 인플렉션의 영국 내 이용 규모가 미미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는 없다고 보고 1단계 심사에서 승인했다.

독일 연방카르텔청도 2024년 11월 29일 같은 거래를 독일 경쟁법상 기업결합으로 봤다. 그러나 인플렉션이 거래 당시 독일에서 실질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고 대상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하고도 심사에는 착수하지 못한 것이다. 이후 안드레아스 문트 연방카르텔청장은 이후 거래금액 기준을 4억 유로에서 3억 유로로 낮추는 방안 등 제도 개편을 제안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4년 9월 이 거래를 EU 합병규칙 제3조상 기업결합으로 판단했으나 매출액 기준에 미달해 관할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7개 회원국이 합병규칙 제22조에 따라 심사를 집행위로 이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EU 사법재판소가 같은 달 3일 유전체 분석 기업 일루미나가 암 조기 진단 자회사였던 그레일을 재인수하는 사건에서 자국법상 관할이 없는 회원국은 이관을 요청할 수 없다고 판결하면서 요청은 모두 철회됐고 절차는 종결됐다.

유사한 구조의 거래는 계속됐다. 아마존은 2024년 6월 AI 스타트업 어뎁트의 인력 상당수를 영입하며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구글은 같은 해 8월 캐릭터AI의 모델을 비독점으로 쓰는 대가로 27억 달러를 지급하고 공동창업자 노엄 셔지어 등을 다시 데려왔다. 미국에서는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DOJ)가 각각 조사에 나섰다.

국내 영업양수 신고 연 90여 건…미신고 시 과태료

공정위 통계를 보면 2024년 심사가 완료된 기업결합 798건 가운데 영업양수는 93건으로 전체의 11.7%였다. 주식취득 315건(39.5%), 합작회사 설립 155건(19.4%), 합병 131건(16.4%), 임원겸임 104건(13.0%)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유형이다.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신고 의무를 위반하면 1억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이 EU와 독일, 영국 등 해외 경쟁당국과의 긴밀한 정보 교환을 바탕으로 진행됐다며 향후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신유형 기업결합에 대한 국제적 공조와 대응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출처 : TV조선|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6/09/09/20260909901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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