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확대에 韓 산업계 비상…국제유가·물류비 급등 우려

국제유가 상승 전환…국내 기름값도 당분간 오름세 유지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차단 가능성…물류 부담 커져

산업계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에 미국까지 가세하면서 국제 유가와 물류비 급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국제유가 상승 가능성 ↑

2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중동 정세의 불안감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본격화됐다. 여기에 미국까지 참전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장기전에 돌입했다. 당장 산업계는 국제 유가 급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주 국제 유가(두바이유)는 배럴 당 74.7달러로 전주 대비 6.6달러 상승했다. 중장기 국제 유가는 중동 리스크 확대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기름값은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우상향하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5월 둘째 주 이후 6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국제 유가가 통상 2~3주 뒤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휘발유·경유의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며 "이란산 정유를 수입하고 있지 않지만 현지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업체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원유에서 정제되는 중간 유분인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 원가 부담에 직면한다. 전방산업 부진에 원가 부담이 더해져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항공업계는 직접적인 영향에선 벗어나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스라엘 텔아비브 노선을 운항하던 대한항공은 지난 2023년 10월 홍해 사태 이후 해당 노선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중동·아프리카 노선을 운항하지 않는다. 다만 항공유 상승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비가 전체 운항 비용에서 30%에 달한다"며 "국제 유가 상승은 항공사뿐 아니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수출기업 물류비 급등 직격탄…수익성 악화

해운업계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될 수 있어서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페르시아만 연안의 주요 중동국을 오가기 위해 필수로 지나야 한다. 수출기업의 물류비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없다"며 "해협에 들어가기 전 봉쇄 조치 되면 대체 항만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중동 갈등이 단기간에 마무리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과 이란 모두 첨예한 양상을 띠고 있어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며 "이란이 평화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더 큰 비극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날 산업부는 최남호 산업부 2차관 주재로 종합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에너지뿐 아니라 무역·공급망 분야까지 포괄적으로 논의했다. 이란의 반격 가능성 등을 고려해 산업계와 상시 점검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출처 : 뉴스1,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325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