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술 굴기·美 빅테크 투자 '겹훈풍'…반도체 소부장株 ‘훨훨’

中수혜 파크시스템스 한달새 주가 25%↑
라온테크·펨트론 "HBM공정 경쟁력"
테크윙 검사장비 신제품 납품 본격화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이 미중 기술 패권 갈등 속에서 동시다발적인 수혜를 입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인공지능(AI) 산업 견제에 맞서 반도체 자립화를 선언하며 대규모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확대 계획을 밝혔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소부장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처가 다변화되는 구조적 전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검사 장비 전문 기업 파크시스템스(140860)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9일까지 최근 한 달간 주가가 24.9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진공 로봇 제조 기업인 라온테크(232680)는 19.68%, 3D 검사 장비 업체인 펨트론(168360)은 10.05%, 테크윙(089030)은 23.22% 올랐다. 이들은 주로 HBM과 진공 공정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파크시스템스는 중국의 반도체 설비 투자 확대에 힘입어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478.4% 급증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웨이퍼 표면을 더 정밀하게 측정해야 하는 수요가 커지면서, NX웨이퍼 장비 주문이 지난해 말부터 빠르게 늘어 실적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라온테크는 지난해 중화권 반도체 장비업체로부터 수주를 본격화한 이후, 올해도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특히 웨이퍼 이송 공정에서 정밀 제어가 가능한 ‘개별 제어 방식’의 진공 로봇을 자체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일본까지 수주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더해 미 빅테크들의 AI 투자 확대 계획에 따라 HBM 관련 장비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모습이다. 최근 반도체 검사 장비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는 펨트론은 HBM 공정에서 웨이퍼 절단 시 발생하는 미세 균열(크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3D 검사 장비 ‘8800WI’를 글로벌 고객사들과 테스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HBM을 여러 층으로 쌓는 공정이 많아지면서, 얇은 웨이퍼에 생길 수 있는 미세한 손상을 잡아내는 장비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짚었다.

테크윙은 HBM 전용 검사 장비 ‘큐브 프로버’를 새로 개발해 1분기부터 납품을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글로벌 고객사와 하나의 HBM 공정에만 적용되는 품질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6~7월 적용 공정 확대를 위한 테스트를 추가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분기에는 해당 제품을 16대 납품해 관련 매출만 3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조수헌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공급망 다변화와 고도화를, 중국은 자립화를 추진하면서 기술력과 납품 실적을 확보한 국내 소부장 업체들은 이번 업황 사이클에서 전략적 이점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서울경제, https://www.sedaily.com/NewsView/2GSR9JAZXS